지난 6월 9일 새벽. 인터넷 세상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현지 시각으로 8일 미국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09, Apple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에 많은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이팟이라는 MP3플레이어로 전세계 IT시장을 강타한 애플은 이 날 스마트폰 ‘아이폰’ 신제품 발표와 한국 시장 출시 여부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었다. 네티즌들은 아이폰이 이번만큼은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될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정보가 떠돌아 다닐 정도였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네티즌들의 실망은 컸다. 새로운 아이폰 3GS가 6월 19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공개된 판매 국가 국기 목록에서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IT 강국은 허상이고 우리나라는 모바일 후진국이 됐으며 이는 모두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폐쇄적인 정책 때문이다’는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국 네티즌들은 왜 이토록 애플 아이폰 출시를 기대한 것이며 이통사를 성토한 것일까.
 
# 아이폰은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태풍’
아이폰은 PC나 노트북처럼 무선 인터넷을 자유롭게 실행하고 전자캘린더·지도·인터넷전화(VoIP) 등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라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자유롭게 판매·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은 오는 201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약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휴대폰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통하고 있다.
아이폰은 앱스토어를 내세워 출시된 지 1년 반만에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1%대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단일 모델로 이뤄낸 성과여서 특히 주목받았다. 애플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 누적 등록 수는 올해 초 1만5000건을 훌쩍 넘겼으며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에 다운받은 건수는 5억건을 돌파했다.
게임·지도·소셜네트워킹·블로그·인터넷전화·일정관리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개발, 사고 팔 수 있는 앱스토어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오픈마켓’ 모델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때마침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3위를 바라보고 있는 LG전자가 지난 11일 개방형 앱스토어를 전세계에 동시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휴대폰 ‘아레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다. 애플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음은 거론할 필요가 없다.
아이폰 한국 시장 출시에 대한 네티즌들의 어찌 보면 과한 기대감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 앞선 이동통신 인프라를 갖춰 놓고도 쓸만한 모바일 콘텐츠가 없고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하고 싶어도 값비싼 통신요금에 엄두가 나지 않는 한국의 엄지족의 기대와 실망은 당연한 것이었다.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도 장벽이 너무 많은 것이다. PC를 쓰듯이 모바일 인터넷을 쓸 수 있고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다운받을 수 있는 아이폰은 ‘얼리어답터’라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 CP 몰락의 쓰라린 경험 겪은 한국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우리나라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블루오션이었다. 너도나도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고 벨소리, 배경화면 등 폰꾸미기 시장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국 모바일 시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2005년 이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발간된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의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바로미터격인 모바일 음악 시장은 2007년 1703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8.5%나 줄어들었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도 수년간 2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시장 정체는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CP)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말 기준으로 모바일 CP 개수는 249개로 불과했다. 업계 추산으로 300∼400여개의 모바일 게임업체는 113개로 대폭 줄었다. 흔히 모바일 인터넷 천국으로 일컬어지는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NTT도코모에 등록된 CP 개수가 6034개인 점에 비하면 초라하다.
이같은 수치는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유자재로 선택하고 활용하고 즐기는 콘텐츠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이동통신사업자가 주도한 폐쇄적인 모바일 콘텐츠 시장 구조가 낳은 결과다.
 
# 결국 관건은 이동통신사업자
지난 6월 1일 거대 통신기업이 정식 출범했다. KT와 KTF가 공식적으로 합병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KT의 KTF 법인합병 인가조건에 따라 KT가 지난 5월26일 제출한 ‘무선인터넷 초기접속 경로 개선 이행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KT의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네이버나 다음 등 외부 포털 사이트로의 접속을 자유롭게 하라는 방통위의 인가 조건의 실행 계획이었다. 계획에 따르면 KT는 무선인터넷 접속 최초 화면에 영문 홈페이지 주소 검색이 가능한 주소 검색 창을 구현할 예정이다. 또 무선인터넷 접속 최초 화면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바로가기 아이콘을 생성, 삭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접속화면에 검색창과 바로가기 아이콘을 둬 이용자가 원하는 사이트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개선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K텔레콤은 6월 이후 출시하는 신규 단말기로 모바일인터넷에 접속하면 최초 화면에 주소검색창이 구현되고 원하는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 인수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부여한 무선인터넷 망 개방 조건 이행에 따른 것이다.
말하자면 휴대폰에서도 PC와 같이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는 인터넷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모바일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네이트·매직엔·이지아이라는 이통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서는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다.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 사이트와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이용자 선택권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값비싼 통신요금은 무선인터넷 울렁증을 낳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화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정부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7년 전인 2002년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2002년 당시 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인가조건에 모바일 인터넷의 접속 경로 및 무선통신망 연동장치 등을 외부 포털 및 콘텐츠 사업자게 개방을 의무화하는 조건을 명시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통사들이 조건을 이행하는 모양새다.
 
# 더이상 ‘失機’는 없어야
이러한 폐쇄적인 이동통신사업자의 행태가 한국 무선인터넷 시장을 초라하게 만들다는 지적이 타당성을 얻는 이유다. 소비자의 마음을 떠나게 했으며 간접적으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몰락을 가져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아이폰 한국 출시 불발의 불똥이 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돌아갔는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가령 한국의 휴대폰에서 벨소리를 다운받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사이트에 접속해 접속료와 가격을 지불하고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폰은 이동통신망이 아닌 와이파이(WiFi)라는 무선 인터넷존으로 접속이 가능한데다 컴퓨터와 연결해 아주 간단하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의 데이터통신 매출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섣불리 아이폰을 한국에 들여올 수 없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상태다. 4000만 휴대전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음성 통화 시장 성장은 더이상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역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며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모델과 이동통신사업자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주장 뒤에는 혁신적이면서도 앞서가는 서비스와 제품을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국민들이 있다. 그들은 아이폰의 한국 출시와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신고
Posted by 세상사랑

지난 4일 코엑스 인터콘티넬탈호텔에서 열린 서울 저작권포럼(http://www.copyrightforum.org/)에 다녀왔습니다.
저작권위원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집중관리...에 대한 내용이 주제였구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일본, 미국의 저작권 집중관리 단체 현황과 업무, 최근 직면한 문제점 등이 발표되었습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서도 나와 전반적인 현황을 소개했고요...
(관련 기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6040278)

아쉬운 점은 1. 어렵게 마련한 국제 행사일텐데 참가자가 너무 적고(주최 측만의 리그?) 2. 그나마 참가자들도 저작권 기관 및 신탁단체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집중관리 문제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저작권의 3대 주체인 이용자나 ISP들도 많이 참여해 같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어떨까 싶었슴다.

발표 내용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인 저작권 관리 기구인 자스락이 안고 있는 고민을 정리해봤습니다. 짬나는 대로 중국, 홍콩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자스락(JASRAC)의 고민

일본은 저작권이 강력하게 발동되는 대표적인 나라지요. 최근에는 그동안 불법 업로드만 처벌해왔지만 앞으로는 불법 다운로드도 처벌하는 강력한 저작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2010년 1월부터 발효될 예정이구요..(관련기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3100255) 이런 저작권법 실행의 중심에 있는 기구가 바로 자스락(일본음악저작권협회)입니다. 자스락은 올해 70주년을 맞는 일본의 대표 저작권 집중관리 기구입니다(1939년 11월 설립). 

작사자 4200명
작곡가 3200명
작사^작곡가 4800명
음악 출판업자 2500명

을 신탁관리 하면서

735만개의 음악 저작물 관리
242만개의 저작물을 일반에 제공해

2008년 1129억엔을 징수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자스락은 최근 디지털 환경에 따른 징수료 감소, 다른 신탁단체와의 경쟁, 공정위 등의 견제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음악 관련 8개의 신탁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비영리 기관인 자스락은 지난 2월 27일 공정위로부터 활동 중지 명령을 받았습니다. 로열티를 징수하는 산정방식에 불공정 요소가 있다는 것이었죠. 자스락은 얼마나 쓰느냐에 관계없이 (사업자 수입-지출)x1.5%의 로열티를 일괄 징수하는 방식을 씁니다. 그런데 복수 신탁단체가 있다보니 사업자가 다른 신탁단체와도 계약을 맺고 특정 이용 콘텐츠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스락에 나가는 비용은 줄지 않으면서 다른 신탁단체에도 로열티를 추가로 지급하는 셈이니 이중부담이 된 것이구요. 공정위는 이에 대해 자스락의 산정방식이 쓰지도 않은 콘텐츠까지도 과도하게 로열티를 매기고 있다고 보고 방식을 바꿀 것을 명령했습니다.(압수수색까지 했다고 하네요 -.-) 
자스락은 이에 불복하고 4월 28일 명령철회를 위한 이의제기 청문회를 요청했고요. 첫 청문회가 7월말에 열린다고 합니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지만 70년 자스락의 아성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많은 듯 합니다. 

여기에다 일본에서 요즘 공익법이 화두가 되면서 자스락을 비영리 기구로 놔둬야하나 그렇지 않으면 민간 영리화 시켜야하나...이런 이슈도 불거지고 있네요. 그외 디지털 환경으로 바뀌면서 아날로그 시대에 비해 징수료가 줄어들고 있는데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로열티 수입이 그걸 메꿔주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작권자와 콘텐츠사업자들과 공동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저작권 정보자료서버(CDC) 구축입니다. 사토시 와타나베 자스락 임원은 "디지털 시장에서 업로드되는 음악 저작물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CDC는 저작권에 관련된 정보들을 DB화해서 저작물의 식별확인, 사용현황 보고서 생성, 각 신탁단체를 위한 자료 제공 등의 역할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효과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관리하고 징수하고 분배할 시스템인 것이죠. 현재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4월 가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신탁단체들이 자스락을 많이 벤치마킹해 왔는데요... 자스락의 고민과 변신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신고
Posted by 파란잉어

신년 첫 라디오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연말과 연초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간의 물리적 충돌은 심각한 정치위기이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된 것이 정말 부끄러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인터넷 논객으로 떠들썩한 '미네르바' 박씨를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면서 말입니다.

아이러니 그 자체네요. 여야간의 물리적 충돌의 불씨를 제공한 장본인이 정부여당이라는 것을 망각한 채로(민주당의 논리지만 개인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정치위기를 논한다는 것이요. 그렇다고 민주당의 농성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민들은 국회의 국자만 들어도 신물이 날테니까요.

같은날 언론사 사이트는 미네르바 진위여부로 난리네요. 허위사실을 유포했느냐 안했느냐 논란과 함께 구속된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인지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네요.

인터넷은 열린 공간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자세만 있으면 됩니다. 심플 itself~~.

미네르바의 진위 여부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미네르바가 누구인지가 무어 그리 대단한 일이며 구속된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인지가 무어 그리 중요합니까.  여전히 경제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살림살이는 나아질 리 없고 미네르바 구속으로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심리적으로 제한당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미네르바 진위 여부 논란은 그래서 가십거리일 뿐입니다.

이 와중에 신년 첫 라디오연설에서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언급합니다. 조금만 더 현실을 똑바로 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네요.
신고
Posted by 세상사랑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