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DDoS 사건이 어느덧 한달을 넘어섰다.
엊그제 트위터를 겨냥한 DDoS 공격이 있었다는 뉴스도 접했지만 7.7 대란이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
DDoS에 대한 보고서도 쓴 마당에 벌써 7.7 대란을 야금야금 잊어 간다는 사실에 내심 당혹감을 느낀다. 

[광고]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는 7.7 DDoS 해킹 대란 한달을 맞아 사이버 테러와 IT코리아 현주소(부제 : 7.7 DDoS 해킹 대란의 원인과 현실적 대안 모색)란 보고서를 발행했습니다. 전자신문 리포트몰에서 무료로 내려받기 하실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두팔을 걷어부치고 [사용자 인식 부족]을 탓하고 나선데는 충분히 비빌만한 언덕이 있었구나 하는 자괴감과 나 역시 보안 불감증에 걸린 사용자란 생각까지 이르자 국내 보안 시장에 미안감이 들었다. 

굳이 변명하자면, 난 7.7 DDoS 대란으로 불편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평소 정부 사이트에 접속할 이유가 없었고, 조선일보 사이트 등도 굳이 찾아가서 이용하지는 않았다. (톡 까놓고 애기해서 네이버만 잘 뜨면 인터넷 이용에 별 불편을 느끼지 않는 초딩 수준의 인터넷 이용 행태라는 표현이 적합할듯 하다.) 

애써 불편을 찾자면, DDoS 공격으로 인해 인터넷 뱅킹도 위험하지 않나? 하는 우려 정도....하지만 이도 얼마안가 통장 잔고도 얼마 되지도 않는데...뭐 이런 낙천적 사고(?)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면서도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최소한의 보안 의식은 갖춘 사용자라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보안 전문가들은 악성코드가 확산되는 주범으로 액티브액스와 웹 하드를 통한 다운로드 등을 지목하고 있다. 둘 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터라 악성코드 확산에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액티브액스를 설치할거냐는 질문창이 뜨면 0.1초의 고민도 없이 Yes, Yes를 눌러 신속하게 설치를 한다. 액티브액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클릭을 여러번 해야하는 귀찮음의 발로였을 뿐, 나의 클릭 몇번이 국내 웹 보안망을 갈기갈기 찢고 있음은 인식하지 못했다. 액티브액스의 범 국가적 애용(?)의 이유가 되고 있는 웹 브라우저 역시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다양한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 귀찮음과 익숙함을 이유로 한번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제품을 써보지 않았다. 그것도 IT 전문 미디어 종사자가 말이다. 

얼마전에는 가입하지도 않은 리니지 게임 동의 완료 메일이 날아왔다. 벌써 두번째다. 메일이 처음 왔을때는 신속하게 고객지원센터에 전화해서 내 명의가 도용당했다고 신고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보안에 발빠른 대응에 내심 뿌듯했다. 난 보안불감증자가 아니란 생각도 했다. 이런 생각은 게임 동의 완료 메일이 한번 더 오는 순간 깨졌다. 

"고객지원센터에 전화해도 똑깥네"....라는 생각과 "아직도 리니지 인기가 상당한가 보네"라는 생각을 번갈아 하면서 메일만 삭제하고 말았다. 내가 직접 결제 한 것도 아닌데..뭘...이러고 지나쳤다.        

보고서를 발행한 뒤 이런 제반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본인은 보안 불감증자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했다. 하지만 동시에 억울했다. 내가 왜 보안 불감증자가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내 탓도 있지만, 더 큰 책임은 다른데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액티브엑스를 Yes, Yes 하면서 능숙하게 설치하게 된데는 국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것도 은행마다 다 설치하다 보니 이골이 났을 뿐이다. 온라인 게임 결제를 하다보니 더 능숙해졌을 뿐이다. 또 내 명의가 도용된 것도 각종 사이트 회원 가입때 이름을 묻고, 주민등록번호를 묻고, 관심사도 묻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탓이 크다. 그들은 각종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를 강요한다.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하다.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온라인 공간을 떠돌게 된데는 보다 근원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보안 불감증에 대한 후회와 반성은 어느덧 허탈함과 분노로 이어졌다. 은행이나 온라인 게임 업체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을 방관 내지 지원하는 정부가 어쩌면 더 큰 보안 불감증에 걸려 있다는 생각에서다. 보안업체들 역시 마찬가기다. 현 상황을 개선 시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시장 환경을 탓하고, 기업들의 요구만을 되뇌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용자의 인식 부족을 국내 보안 환경 개선을 위한 최선의 대안안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결국 보안 불감증은 보안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정부, 전문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망각한 보안업체, 개인 정보 수집에 혈안이 된 인터넷 서비스가 삼위일체되어 만들어 낸 괴물인 것이다. 난 거기에 감염됐고, 길들여졌던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매일매일 업데이트하고, 디스크 검사하고, 명의 도용시 고객센터에 열심히 전화하는 일뿐이다.          
Posted by 효복아빠

인터넷 실명제, 제한적 본인확인제 등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아, 그때 유튜브의 제한적 본인 확인제 거부 및 한글 댓글 업로드 기능 폐쇄했을 때구나.

사실 지금도 잠복한 문제다.

인터넷에서 실명제가 이뤄져 모두가 민증 까고 얌전히 넷 생활하는 세상을 바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인터넷의 익명성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겐 대부분의 서비스에 e메일 주소만으로 가입 가능한 미국 웹서비스들은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아름다운 시스템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실제로 최근 미국의 메이저 웹서비스들을 보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것을 상당히 강하게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는 '반드시 실명을 적으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강제성은 없지만). 구글의 블로거닷컴 블로그들 옆에 붙은 (사진 포함한) 프로필은 어떤가? 다른 블로거닷컴 블로그에 댓글 달 때도 표시되는 이 프로필은 구글에 등록해 온 세상에 검색되게 할 수도 있다. (프로페셔널한 지식노동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텍스트큐브 블로그들의 댓글란에 달린 프로필 사진을 보며 나는 블로거닷컴의 프로필 정책이 텍스트큐브에도 일관되게 적용되는 느낌을 받는다.

워드프레스 댓글에 달린 프로필 사진, 디스커스 댓글 시스템에 달린 프로필 사진은 어떤가? 이들은 모두 프로필에 등장한 사람이 넷 전반에 걸쳐 일정한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은근히 압박한다. 내가 단 댓글이 어느 사이트나 쫓아다니는 디스커스를 생각해 보라.

트위터 역시 가라로 등록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는 허경영 본좌님의 트위터 계정이 가짜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 총재님!)

하지만 트위터 등록할 때 실명과 실제 사진을 등록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자기 실명이나 사진, 아니면 자신을 알 수 있는 어떤 정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신뢰성에 의심을 사면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적어도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보 교류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결국 미국 웹서비스들은 사용자들에게 실명을 까라는 요구는 하지 않지만 적어도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할 것은 요구하고 있다. '일관된 정체성'이란 곧 넷 상의 자기 언행에 대한 책임감이다.

굳이 민증을 까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요구되는 책임 있는 행동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프로페셔널 지식 노동자들은 자신의 신원을 그대로 밝히고 있다. 이는 개인 브랜드를 파는 그들의 업의 특성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이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자신의 모습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아마 이는 주민등록증 체제가 없는 미국에서 실제 인간 관계가 발생하는 SNS에서의 익명 훌리건들의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업계와 사용자가 직조해 낸 문화일 것이다. 혹은 보다 유효한 사용자 데이터를 얻기 위한 인터넷 업계의 상업적 이해관계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됐건 업계와 사용자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자연스럽게 자율적 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등장한 인터넷 세계는 현실 세계와 비슷하다. 나의 정체성이 대부분 그대로 드러나는 세상인 것이다. (아, 이것은 인터넷에 피해의식을 갖고 계신 보수 어르신들이 바라는 세상 아닌가?) 인터넷은 현실과 떨어질 수 없는, 현실의 도구임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일까?

얘기가 갑자기 엉뚱한 곳으로 튀지만, 이 시점에서 가상세계로서의 인터넷과 게임을 비교한, 최근 만난 어느 교수님의 말이 떠오른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또 다른 나를 창조할 수 있는 가상세계로 생각했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은 현실의 연장이란 점이 명확해지는 반면, 게임이 또 다른 나를 창조할 수 있는 사이버 세계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뉴스레터에는 '인터넷'과 '게임' 기사가 함께 스크랩되어 있지만, 게임과 인터넷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얘기인 듯 하다.
흠, 뭐 어디서 다시 만나겠지~
Posted by 낮은목소리
얼마전 전자신문에 난 기사 중에
청와대 "정보보호 컨트롤 타워 계획 없다"는 내용이 있다.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7300238

제목만 보고서 첫번째 떠오르는 생각이
'7.7 DDoS가 휩쓸고 갈 때만해도 난리법석을 떨더니 그새 무뎌진건가, 그럼 그렇지...'
그 다음 떠오른 생각이 설마 그렇게 난리쳤는데
'혹시 관행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컨트롤타워' 보다는 뭔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 중이려나..'

허나 두번째 생각은 기사를 보면서 여지없이 무너졌고
몇 초 간이나마 정부에 기대감을 가졌다는 생각에 머리를 쥐어박았다.

무엇보다 눈을 뒤집히게 하는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청와대 측은 “이번 사태의 핵심적 원인은 개인 이용자의 보안 의식이 없기 때문”이라며 “언론 보도와 달리 정부는 이번 사이버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진단을 내렸다.

컨트롤타워가 필요없는 이유로 내세운 것이지만
무책임하고 뻔뻔스러운 변명에 말문이 막힌다.

아닌 게 아니라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에서 지난달 중순 '한여름 밤의 사이버테러'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하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보안 업계, 학계, 정부 관계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이번 보안사태에 누가 가장 책임있냐는 질문에 대해 사용자라는 응답이 30%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와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보자고 하는 자리에서
자리에 있지도 않은 사용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을 보고
'참 호흡도 잘맞는다. 이러니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컨트롤타워 설립이 정보보호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보안의식이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으로 인해 빚어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물음에 가장 명쾌한 답을 해주는 책이 바로
김기창 고려대 교수가 쓴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이다.





물론 이 책은 DDoS 사태의 원인과 보안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니다.
김교수가 오픈웹이라는 단체를 통해 그 동안 숱하게 제기했던...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소송까지 하면서 추구하고자 했던
웹의 개방, 공유의 가치에 대한 한국의 부끄러운 이야기다.

김교수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들을 들려준다.

1. MS 웹브라우저의 독식 문제-시장의 선택이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

2. 그로 인한 액티브X의 남발과 무조건 플러그인 설치를 강요하당하는 이용자 현실
-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의 웹을 해커들의 놀이터로 만든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 보안업체들과 정부가 한통속이 되어 이용자들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다는...

3. 사파리, 리눅스, 파이어폭스 등 비MS 계열의 SW를 이용자들의 차단된 선택
- 전체 한국 웹에서의 MS 익스플로러 브라우저 점유율은 98%
- 그러나 MS 익스플로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

4. 공공 웹사이트의 폐쇄성과 비표준성의 문제
- 링크를 거부하는 프레임
- 검색을 거부하는 정책

5. 아래아한글 밀어주기에 따른 경쟁력 저하, 비호환성의 문제점

6.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이 현재 시장인 유선 웹이 아닌 미래 시장인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점
- MS 개발환경에만 익숙해진 우리나라 현실은 멀티 플랫폼으로 분화하고 있는 모바일 어플 및 솔루션 시장에서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등등...

나는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IT업계 취재를 하면서 나름 익힌 감각을 동원해보자면
적어도 이 책에 나온 내용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이 100% 진실이냐고 묻는다면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또 김교수가 말한 대안이 모두 유효하고 의미있는 것이냐에 대해서도 유보한다.

그러나 빛나는 문제의식과 대안의 접근방식은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전문지로서 이런 내용을 미처, 제대로, 지속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

이 책에서 짚어낸 문제에 대해 반드시 공론의 장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용자 눈과 귀를 틀어막고 정부랑 짝짜꿍해
불필요한 이득을 본 보안업체에 대한 비판들이 나오는데
보안업체들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개 토론장에 나와서 현황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본다.

정부 관계자도, 국정원 사이트 담당자도 모두 나와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겠다고 했으면 한다.

그래야 불편한 진실이 개운한 현실로 바뀌지 않겠는가..


Posted by 파란잉어

앱스토어와 아이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8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있었던 콘퍼런스에 다녀오셨을 걸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제조사와 이통사의 전략이 발표됐습니다. KT와 SKT, 삼성전자가 각각 발표를 했고 마지막에는 김성철 kT 상무, 김지현 다음 본부장, 송재준 게임빌 이사,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께서 직접 토론을 했습니다. 토론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시사점들입니다.

1. 과연 스마트폰이 한국에서 활성화될 수 있을까. 된다면 해외와는 어떻게 다를까.

이찬진=
그동안 안됐던 이유는 다 안다. 여태까지 부진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다.

김성철=스마트폰은 컨버전스 디바이스의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처폰이 갖고 있지 못한 기능. 음성과 더불어 데이터시장이 고객에게 이익을 주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고객 선택권이 다양해지고 고객이 즐기는 기회가 될 것. 실제 ARPU를 창출할 수 잇느냐 없느냐가 관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이용한 고객에게 베너핏을 주고 오픈마켓 활성화하는 방향이 될 것.

▶이동통신망 트래픽 부하를 염두에 두고 KT의 유무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네스팟으로 불리는 와이파이와 와이브로, WCDMA망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얘기인데 각각의 망을 이용할 때 요금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궁금합니다. 네스팟도 그렇고 와이브로도 그렇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요금을 내고 가입해야 하는 게 현재 상태인데 통합해서 모두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금체계를 만들어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관련해서 오는 11월 DBDM(듀얼밴드듀얼모드) 스마트폰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임을 언급했습니다. DBDM 단말기는 2가지 대역의 통신망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말하는데 이것도 어떤 제품이 될지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물론 DBDM단말기를 내놓는 것 자체도 이슈가 될 수 있지만요.

김지현=한국에서 데뷔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 매력적인 단말기가 많아져야, 둘째 요금제, 셋째 맛있는 음식인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아이폰 같은 경우는 구글, 야후의 서비스가 다 들어가 있는데 이미 인스톨돼서 나오는 경우에 어떻게 서비스 사업자들이 대응할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런 고민들이 있어서 해외에서 잘나가는 스마트폰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한국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 ROI 고민도 많이 해야 한다.

2. 한국에서 과연 모바일 오픈마켓, 앱스토어가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한다면 어떤 성공요인이 가장 중요하고 실패한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실패할까.

김성철=무조건 가야 하는 길이다. 성공 실패 유무를 떠나서 무조건 해야 하는 길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 플랫폼을 만들어서 다양한 제휴모델과 롤을 고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기 때문에 폰은 스마트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어플리케이션 장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LBS나 단말정보인증 등 모든 로드맵 갖고 있고 시장성 있다고 판단한다.

▶통합 KT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LBS 정보나 단말 정보 등을 공격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는 건데 개인정보와 관련된 법률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네요. 참고로 지난달 모 세미나에서 KT가 LBS API를 판매하겠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플 개발사에 API를 사서 쓰라는 얘긴데 아직도 그 전략이 유효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려가 되는 대목이구요.

3. 아이폰 출시가 가져올 여러 가지 효과가 있을 텐데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이폰이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가정을 하고 아이폰 출시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김지현=서비스를 얘기하자면 게임과 서비스는 다르다. 앱스토어는 결국 SW 유통 창구인데 사람들이 SW를 많이 설치할 것 같진 않다. PC도 마찬가진데 하물며 모바일로? 킬러앱은 몇가지로 한정될 것 같다. 메일, 지도, TV팟으로 함축되고 나머지는 ROI는 안나오고 롱테일로만 머물 것. 파레토 법칙이 적용될 것 같다. 다음이 지도와 TV팟을 론칭했는데 다운수는 각각 16만건이다. 이중 50%는 해외, 그중 50%는 심심풀이... 결국 7~8만명인데 실행하는 횟수가 3000번이 안된다. 비록 아이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게임이 아닌 이상 다운로드가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보수적으로 봐도 내년 국내서 아이폰 예상 판매수가 50만대인데... ROI가 과연 나올지는 의문이다.

▶김지현 본부장님의 말씀은 초기 비용이 낮은 것으로 여겨졌던 모바일 어플 시장이 초기 비용이 의외로 많이 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모바일 사용 패턴 환경에서 어떤 어플과 콘텐츠, 서비스가 킬러서비스가 될 것인가라는 점이 핵심이라는 얘긴데요, 비관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앱스토어가 초창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앱스토어 다운건수는 많지만 실제 사용률은 적다는 소식도 간간이 들리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말입니다.

김성철=오픈마켓 플레이스와 앱스토어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오픈마켓은 4스크린을 겨냥한 것이다. TV, PC, Soip, 모바일 등 4스크린을 오픈마켓 플레이스로 보는 거고 앱스토어는 모바일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라고 본다. 한국의 사업자들이 전력 투구하고 있다. 아이폰 들어오면 제조사들이 더 긴장할 것이고 삼성이나 LG가 분명히 한국시장에 상당히 노력을 들일 것이다. 패러다임 쉬프트가 제조사 기반에서 일어날 것이다. CP나 SP들이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할 것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아야 한다. 부정적인 효과도 있는 것이다.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경쟁에서 못살아남으면 도태될 위험도 있는 것이다.

▶이밖에 김상무님은 콘텐츠 및 서비스의 원소스멀티유스를 강조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IPTV, 모바일, PC, SoIP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셈입니다. 다음 네이버를 비롯한 대다수 개발사들은 PC 기반의 서비스/콘텐츠 중 어떤 것이 모바일 환경에서 먹힐까를 고민하면서 스마트폰을 겨냥한 서비스/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인데 4스크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것과는 애당초 컨셉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KT의 4스크린 전략이 과연 현실성 있는 전략일까요? 

송재준=유저 입장에서는 아이폰이 도입되면 게임 다운로드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일반 단말기 사용자보다 게임 다운로드 8.5배 높다. 그만큼 콘텐츠에 목말라 있는 방증. CP 입장에서 보면 글로벌 경쟁 측면도 있다. 한국 시장이 열리게 되면 CP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울타리(위피라는 플랫폼과 나름의 진입장벽) 내에서 지금까지 경쟁해 왔다면 이런 부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걱정되는 것은 불법복제다. 한국에서 이미 아이팟터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료로 결제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PC나 웹상에서 한국 유저들은 유달리 무료에 집착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휴대폰도 공짜폰 사랑하죠!) 물론 그만한 가치가 없는 서비스나 콘텐츠에 돈을 들일 유저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국형 앱스토어 초창기에 마케팅을 위해 무료로 어플들을 풀기 시작하면 유료 모델은 정착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해야 될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서비스나 콘텐츠가 있다면 분명히 돈을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입니다. 기끼어 주머니를 열 유저들도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다량 생산 대량 판매는 성립되지 않을 것이고 다량생산 소량판매라는 롱테일이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5. 한국이 HW 강국임에는 분명하지만 플랫폼/OS/개발도구 같은 부분에서 소유하고 있는 게 없다. 플랫폼이 없는 한국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나가야 할 것인가..

김성철=애플이 무서운 것이 단일 플랫폼에서 모든 걸 다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스크린을 완성했다. 아이폰이 들어오면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 우린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콘텐츠 플랫폼의 전략은 플랫폼 위에 우리만의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플랫폼 위에 라이트한 미들웨어를 만들고 창의성을 살려 줄 수 있는 툴을 제공해야 한다. 한국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과 오픈마켓, 서비스가 연계된다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시장을 열 수 있다.

김지현=15년 전에 PC 시장의 플랫폼을 주도한 회사는 IBM이었다.  5~6년 지나니까 MS가 윈도 운용체계 만들고 이후 익스플로러 만들면서 플랫폼을 주도했다. 현재는 구글이 웹을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 스마트폰도 긴 호흡을 갖고 본다면 5~10년 후에 핵심은 하드웨어나 플랫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다. 애플이 바로 그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이튠즈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게 핵심이다. 다음이 만드는 어플들을 기반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이다. 5~6년 이후에는 단말 OS가 상향평준화되고 서비스가 핵심이 될 것이다.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게 숙제라고 본다.

송재준=지금까지는 단일플랫폼 시장이었다. 콘텐츠 개발사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단일화되는 게 제일 좋다. 간소화됐으면 좋겠다.

이찬진=꼭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파는 게 정석은 아니다.

이밖에 다른 이야기들도 오고갔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정리한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출시되고 다른 스마트폰 보유자들도 늘어나게 되면, 통신사들도 적극적으로 드라이브하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한국형 앱스토어가 자리잡을지 기대반 우려반입니다.

Posted by 세상사랑

지난 3일 프레스센터에서는 방통위, 문화부, 주한 영국 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디지털 시대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인촌 문화부 장관, 마틴 어덴 주한영국대사, 한스 하인스브룩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 쟁쟁한 국내외 귀빈들이 모이는 큰 행사였죠.(그런데 의외로 이 행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구요~)

이날 행사에는 의미있는 발표들이 꽤 많았습니다. 저작권 관련한 내용, 표현의 자유와 타인의 권리 보호의 관계, 인터넷 규제에 대한 토론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띈 내용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발표한 것입니다. 정두언 의원은 '인터넷 공간의 규제와 표현의 자유: 바람직한 인터넷 정책의 정립을 위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정두언 의원의 토론회 발표문
1. 사이버모욕죄-인터넷이 그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가중처벌을 한다는 논리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또 신설된다 해도 네티즌들이 법을 피해가는 우회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반면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2. 제한적 본인확인제-정부의 기대와 달리 사이버 공간에서의 악성 댓글, 모욕 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타인 명의 도용 등의 회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계 기업이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 국내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규제의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3. 임시조치(블라인드제)-ISP에 의한 자의적 판단의 남용이 민간기업에게 과도한 검열의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또 임시조치 남용으로 인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가져올 수 있다.

4. 모니터링 의무화-모니터링에 따른 비용 부담은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감소를 유발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업자들의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형성되어야 하며 외국계 기업과의 형평성, 이용자 유출의 문제, 중소사업자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등이 고려돼야 한다.

5. 종합적으로 볼 때 기술 및 커뮤니케이션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고, 이용자를 배려하며,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인터넷 정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현단계에서 민간 자율규제가 가장 타당한 규제 방식이다.


즉 이 내용들이 들어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죠. 인터넷 규제를 일제히 외치는 여당의 국회의원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날 행사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더 이상 논쟁할 것이 없다"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정의원은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이어서 물론 인터넷 규제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시각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여당의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굳이 당이 입법발의한 내용을 비중있는 대외적인 행사에서, 그것도 이처럼 강력하게 부정하는 주장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합니다.

발제문 내용과 함께 정의원이 행사장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시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이버모욕죄·임시조치(블라인드제)·모니터링의무화 등 여당이 발의한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은 것 뿐만아니라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키고 글로벌 추세에 역행한다"

"망법 개정안이 한나라당의 당론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많아 국회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통위원장으로 소통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은데 소통은 듣는 것이며, 특히 힘이 있는 사람이 힘이 없는 사람의 얘기를 듣고 정부가 국민의 얘기를 듣는 것이었다"


정통망법 국회 통과가 어려운 이유

이를 두고 현재 국회 문방위 상임위에 상정돼 있는 정보통신망법의 국회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이 일제히 반대하고 있는 망법 개정안에 대해 여당의 핵심인사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이 한나라당 내 새 기류를 반영한다는 것이죠.

그럼 이제부터 정통망법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원래부터 통과가 어려웠다
현재 망법은 상임위에 기습상정은 됐으나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위원회 심사조차 이뤄지지 못했습니다(원래 상정 되자마자 대체토론-법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찬반토론-을 거친 후 소위 심사가 이뤄지는데 날치기 논란이 있다보니 4월에 예정되었던 대체토론 자체가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임위 통과가 그리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여야 합의가 안되면 상임위원장이 직권 상정을 해야하는데 이런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상임위에서 통과가 안되면 본회의 상정이 어렵습니다. 폐기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 과정에서 여야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일부 수정안을 놓고 통과를 시도하는 작업은 벌일 수 있겠습니다.

2. 여당의 새 기류로 통과가 더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의원까지 반대에 나서면 상임위에서 통과가 안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정두언 의원은 문방위 소속이 아니어서 합의나 표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만 공식석상에서 "나와 같이 생각하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많다"는 발언은 한나라당 내 뭔가 다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국회의장이 본회의 직권상장은 안한다
상임위 통과가 안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는 방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김형오 국회의장은 얼마전 직권상정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요. 최근 포털 CEO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김의장은 "인터넷은 자율과 창의가 살아숨쉬어야 하는 공간이며 정부의 규제는 적절하지 않다. 민간의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김의장은 이전부터 IT나 인터넷에 대해 합리적인 시각을 가진 분이지만 민감한 시기에 굳이 직접 인터넷 기업 대표들을 불러 "할말이 있다"고 나선 것은 적어도 망법에 대해서는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4. 본회의 상정이 되어도 당론 표결은 아닐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 모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가 소통을 강조하고, 한나라당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방송법 등 국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다른 미디어법과는 달리 정통망법은 일반 이용자를 직접 겨냥했기 때문에 더욱 반감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이고요. 또 이런 인터넷 규제법안이 발의된 시기는 촛불 이슈가 한참 달아올랐던 시기였는데 1년쯤 지난 현재는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이버모욕죄 등이 한참 정점에 올라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이 법안의 중요성이 약간 낮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본회의 상정이 되더라도 당론 표결이 아니라 의원 개인 표결로 갈 수 있구요,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당론으로 밀어부치지 않는다면 굳이 나서서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를 맞을 이유가 없으니 의원들의 입장도 많이 엇갈리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야당은 전부 반대표를 던질 것이니, 여당 중 일부 인사가 반대표를 던진다고 해도 통과가 안될 가능성이 커지지요.

따라서 정통망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이 4가지 단계를 다 뛰어 넘어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죠. 제 생각은 여기까지 입니다.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정두언 의원이 소통위원장으로서 그냥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 뿐이다", "한나라당 정책위가 망법을 6월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으로 포함시켰기 때문에 당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는 의견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 다른 분은 "방송법 등이 하도 중요하니 망법으로 빅딜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는 의견도 있었는데... 글쎄요 민주당이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좀 낮아보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Posted by 파란잉어

[욱.대.오.인.소] 글에 덧붙여... 생각나는 대로 주절거려 봅니다!~^^

유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의 관계, 시장에서의 상호 영향...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이론 상으로는 상호 보완적인 것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간섭 혹은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죠.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들(일본, 아프리카 등)의 특징이 모두 유선 인터넷의 취약함,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공식이 아닌 국가마다 다른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구요. 


기득권 사업자에 좌우되는 통신 시장의 특성


특히 통신사업은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기간형 산업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을 가진 사업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사업자가 해당 국가에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 왔냐가 이후 시장의 발전 형태를 좌우할 수 밖에 없습니다. 힘을 가진 유선 사업자가 없다면 모바일 사업이 훨씬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고, 또 모바일 사업자가 있다해도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다면 그 역시 신규 사업이 발을 붙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 것입니다.

아뭏든 우리나라에서 유선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에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기대김이나 수요가 커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유선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에 모바일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얘기는 이제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그것만으로 얻어낼 수 있는 교훈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더욱이 아무리 유선 인터넷이 잘 발달돼 있다고 해도 모바일의 이용목적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무조건 인터넷만 이용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유(상황)과 모바일 인터넷을 원하는 이유(상황)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얘기지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User Experience를 단지 '인터넷'이라는 동일한 목적만 부각시킨 채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키우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즉 모바일 인터넷에서의 이용자 경험이란 것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의 의중대로 움직인 결과물이란 것이죠.


유무선에서의 지배적사업자 체제가 공고화 된 한국


좀 더 들어가보면 우리나라는 유선과 무선에서 모두 지배적 사업자가 있는 것이 지금과 같은 구도를 가져온 가장 근본적인 원인 아닌가 합니다. 또 그런 상황을 정부가 오랜 기간동안 유지하며 규제의 즐긴 것이구요.

유럽의 경우 유선에서는 국가 소유의 사업자(영국의 BT, 프랑스의 FT, 독일의 DT 등)가 있었지만 일찌감치 민영화와 유선망 개방을 통해 경쟁을 촉발시겼습니다. 무선의 경우에도 유럽 대륙 전체가 하나의 국가 개념을 일정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폰, O2, 오렌지, T모바일 등 4~5개의 주요 사업자가 시장을 분할하는 군웅할거의 형국을 이루고 있지요. 영국의 경우 홍콩 허치슨 계열의 쓰리(3)만 10%대의 시장 점유율로 5위를 달릴 뿐 나머지 4개 사업자는 20%대의 엇비슷한 점유율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에 반해 유선에서 1강 2약 구도와 이동통신에서 1강, 1중, 1약(혹은 1강, 2중) 구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KT의 유선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고, SK텔레콤은 무선 시장에서 50% 이상입니다. 이런 구조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자유로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고, 오로지 기존 사업자들이 만든 그림에 의해서만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물론 지배적 사업자가 혁신을 주도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지엽적인 서비스에서만 그렇습니다. 특히 이통시장의 밸류체인을 자사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해온 기존 이통사들이 기득권을 내놓고 개방해야만 시장이 활성화되는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꿔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정부의 방조아래 어찌보면 3사가 규제를 즐기며 잘 가꿔진 정원을 사이좋게(?) 나눠먹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 제시해야

어찌됐건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모바일 이용자의 요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선보다 무선에서 불편함을 느껴서이든, 출장을 자주 다니면서 모바일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해외 사례를 봐서 그렇든, 일부 얼리어댑터들의 요구이든, LG텔레콤과 같은 후발사업자의 공격적인 행보로 인한 맛보기 경험이든 모바일에서 뭔가 새로운 것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사업자들의 정체된 매출이 가장 큰 원인일지도 모르지요.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속도와 방식의 문제뿐이죠.
이 과정에서 경쟁구도가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와이파이가 대안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투자가 필요한 통신 사업인 만큼 시장효과가 고려돼야만 하겠구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와이파이도 도전해보는 사업자도 있고, 또 다른 방안도 많이 쏟아지는 그런 분위기, 이용자의 경험을 늘릴 수 있는 선택적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선택적 환경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지속적인 연구 가이드라인 제시, 그리고 사업자들의 변신 노력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KT가 최근 MVNO 협력사를 발굴하겠다는 발표는 의미심장합니다. 생색일 수도 있지만 더 이상 유무선에서의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모바일 인터넷 확대를 촉발시킨 주역은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가 아닌 KDDI 였습니다. 거기에 소프트뱅크가 기름을 부은 격이죠. 지금 일본 소프트뱅크는 발빠른 아이폰 전략으로 또 하나의 모멘텀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KT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개연성이 큰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모바일 이용자는 이제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통사들이 그 동안 해온 노력을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이러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시장의 외면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지도 모릅니다. 이용자가 즐거워하면 결국 그것이 사업자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자와 사업자가 모두 해피해지는 그런 모바일 인터넷 시장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파란잉어

안녕하시온지요 다들.
처음 글을 남기는 욱순이입니다. 처음 글을 자주 올리겠다는 다짐이 부끄럽게도 이제야 첫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욱.대.오.인.소]라는 형식으로 가급적 매일 짤막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욱.대.오.인.소]가 뭐냐구요? 바로 '욱순이 대충꼽은 오늘의 인터넷 소식' 입니다.
매일 많은 수의 인터넷 관련 기사가 나오는 데 이중에서 한두개 많으면 서너개 뉴스를 뽑아서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럼 뉴스 선정 기준은 무엇이냐... 전혀 없습니다. 그냥 제 맘입니다. 제목 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거 하는거죠

글을 보시고 어떤 의견이든 많이 반응을 보여주셨으면 하는게 솔직한 바람입니다. 욕을 하셔도 좋고, 무식하다고 비웃어도 좋습니다. '도저히 못참아주겠으니 현피뜨자'고 해도 환영입니다. (다만, 현피 장소는 제 집하고 가까운 잠실쯤으로 해 주세요)
여러 생각을 나누면서 저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자, 그럼 첫 번째 [욱.대.오.인.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와이파이 기능이 유독 국내 휴대폰에는 없다는 걸 말한 서울경제의 뉴스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최근 아이폰 등 모바일 인터넷 기능이 편리해진 새 휴대폰이 많이 이슈가 되면서 모바일인터넷 요금제나 풀브라우징 휴대폰 기능 등과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서울경제]"국내 휴대폰은 반쪽자리" 

기사 요지는 간단합니다. '해외에서는 스마트폰에 무선랜(WiFi) 기능이 기본적으로 장착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절반 밖에 탑재되지 않아 '반쪽 기능' 밖에 하지 못한다'라는 것이죠. 이 기사는 휴대폰 기능의 부재까지만 말하고 있지만 이런 내용은 곧바로 무선인터넷 활성화 논의와 연계됩니다.

"요금제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들은 모바일인터넷 사용을 꺼린다. 와이파이가 내장되어 있다면 사용자들은 무료로, 부담없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게 돼 모바일인터넷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아이폰의 경우도 AT&T의 무제한 정액제 요금제가 있긴 했지만 사용자들 실제로도 와이파이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주장이 기사 뒤에 숨어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실제로도 기사 말미에 유사한 내용을 적어 놓았군요

'.......방송통신위원회도 국내 출시 스마트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무선인터넷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라며 "무선인터넷 활성화 차원에서 (스마트폰 무선랜 탑재에 대해)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개선안 마련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흠.. 그런데 어디까지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에 와이파이 기능이 스마트폰에 내장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모바일인터넷 활성화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거 같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와이파이 자체가.. 그다지 활성화 되어 있지도 않고 앞으로 크게 활성화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실 이와 유사한 문제에 대해 아주 예전에 글을 적은 게 있습니다. 와이파이 기능을 서로 공유하자는 'FON'과 관련된 것이죠

[FON]은 과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와이파이가 앞으로 얼마나 확산이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현재 아무 곳에서나 대충 아무거나 잡히는 보안 기능이 결여된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데.. 이것 얼마 못가겠죠. 무선인터넷의 가장 큰 취약점이 보안인데 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KT도 네스팟에 큰 투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말입니다.
결국 정부나 기업이 Public Wi-Fi Zone을 많이 만들어야 할 텐데... 이에 대한 필요성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유선인터넷 인프라가 워낙에 잘 발달이 되어 있으니까요

사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와이파이가 주목받는 건 유선인프라의 취약성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고 합니다. 속도도 느리고.. 비용도 많이 드니 아예 처음부터 무선으로 깔자는 것이겠죠.
링크된 글에서도 살짝 언급 했습니다만 FON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 참패한 이유나 통신사업자가 FON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것, 사용자들이 FON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 중요한 이유 중 하나를 우수한 유선인터넷 인프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현재 많은 아이팟 사용자들이 집에서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활용해서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와이파이 기능이 무선인터넷을 휴대폰에서 활용하는 데 편리하긴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어디까지나 자기 집에서만 사용하는 것이고 이처럼 유선인터넷이 잘 구축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모바일인터넷 단말기를 사용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 글쎄올시다.. 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입니다. 다른 많은 분들의 생각하곤 다르죠.
어떻게들 생각하시나요? 휴대폰에 와이파이 기능이 내장되는게 모바일인터넷 산업 활성화에 장기적으로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Posted by 욱순이

7월 23일부터 새로운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효됩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상습적으로 불법 콘텐츠 복제물을 유통하는 이용자가
3회 이상 이런 행위를 할 때 개인 계정과 그 행위가 일어난 게시판이 정지됩니다.
그래서 일명 '저작권 삼진 아웃제'라고 불립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위원회에 의뢰를 해서 심사가 이뤄지지요.
정지기간은 6개월 이내이고 물론 정지 이전에 몇 번의 경고조치가 이뤄집니다.

네티즌들이나 진보단체, 민주당 등은 이 조항이 1) 개인계정 정지라는 처벌 수준이 지나치고 2) 자칫 디지털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3) 정부 비판 내용이 올라오는 인터넷 게시판을 차단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삼진 아웃제가 프랑스에서 먼저 나왔었죠.
프랑스는 2007년 프랑스 최대 서적 및 음반 유통업체인 FNAC의 데니스 올리비엔이 작성한 올리비엔 보고서를 토대로 저작권 삼진 아웃제를 만들고 올해 입법 절차를 벌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했지만 최근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IP 차단은 '사법부가 판단할 몫이며 제도로 결정할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위원회는 법 제정 후 위헌여부를 결정하지만 프랑스는 제정 전에도 위헌 여부를 가린다고 하네요..)
프랑스 정부가 다시 법을 가다듬어 입법을 재시도할지, 아니면 폐기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만
헌법위원회가 저작권 위반자의 IP차단 여부를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맡긴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관련기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6110177)

어찌 되었건 프랑스와 우리나라가 삼진아웃제를 들고 나오다 보니 '두 나라의 제도 중 어떤 것이 더 강하냐' 종종 논쟁이 벌어지는데요. 우리나라 문화부는 프랑스는 IP차단인 반면 우리나라는 계정(ID) 차단이기 때문에 프랑스 규제가 더 강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업계 등 다른 진영에서는 IP차단보다는 우리나라의 계정 차단이 실질적으로는 더 강력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논쟁을 보다보면 마치 강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우리나라 정부도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도 좀 재미있죠^^*)

IP 차단이 더 강력한 제재일까요. 아니면 ID 차단이 더 강력한 수단일까요.

문화부의 말대로 언뜻 보면 프랑스의 삼진아웃제가 더 강해 보입니다. 차단 기간이 1년이어서 우리나라 6개월보다 길구요. IP차단이 인터넷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는 의미이니 더 강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나라마다 인터넷 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삼진아웃제가 결코 프랑스보다 약하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인터넷에 접근하는 채널 자체가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 학교나 집에서만 이용하기 때문에 IP를 차단하는 것은 인터넷 사용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침해를 하지 않은 가족 등 타 구성원이 IP를 새로 개통하지 않는 한 인터넷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고, 인터넷 접속 방지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 해놓은 것도 강력한 조치입니다.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삼진아웃제 비교>
 구분  우리나라  프랑스
차단 대상  복제 전송자 개인 계정(ID)  침해자가 사용하는 인터넷 계정(IP)
내용 - 개인 계정(e메일만 사용 가능)
- 특정 OSP의 게시판 서비스 
 - IP차단(인터넷 접속 방지장치 설치)
- 처벌 대상자 리스트 작성 및 관리
정지 기간  6개월  1년
자료: 2009년 6월 클린포럼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장소의 IP가 차단이 되었다고 해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부지기수입니다. 학교, PC방, 회사, 곳곳에 깔려있는 무선 인터넷의 유동 IP 등등. 즉 문화부가 IP차단이 강력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시행하지 않은 것은 약한 걸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반면 우리나라는 SNS, 블로그 등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가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입니다. 몇년간 자신이 써온 블로그나 SNS의 ID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의 역사를 잃어버린 것과도 같은 강력한 제재가 되는 것이죠. 얼마든지 새로운 ID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소셜 서비스나 커뮤니티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강력한 제재가 실제 문화부에서 타깃하고 있는 헤비 업로더나 상습적 특수유형의 OSP를 잡는데 제대로 쓰이냐는 점입니다. 상습적으로 불법 콘텐츠를 유통시킨 사람은 법을 위반한 사람이며 형사 혹은 민사처벌의 대상이지 계정 정지로 해결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의문입니다. 특히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계정을 달리해서 지금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저작권 삼진아웃제는 지능적으로 솔솔 빠져나가는 헤비 업로더나 악덕 사업주를 잡기에는 너무 약하고, 일반 네티즌들의 저작권 의식을 고취시키는 목적으로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즉 각인 효과 정도는 있겠지만(법이 각인 효과 정도로 쓰이면 안되겠지요..) 그 정도를 위해 굳이 이 법이 만들어져야 하느냐는 것이죠.

이미 만들어진 법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그렇지만 이왕 만들어진 법이라면 후유증 없이 잘 집행하는 게 앞으로 할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즉시 일부 개정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10월경에 공정이용에 대한 규정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지켜볼 일입니다.

참고로 법은 이렇게 됐지만 지금 문화부 저작권 정책을 맡고 계신 분들은 상당히 스마트하고 유연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위원회의 클린 포럼을 통해 저작권자와 인터넷 사업자들의 협의 테이블을 만드는 데도 열심이고 나름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좋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파란잉어

오늘 집으로 돌아오다 라디오에서 뉴스를 들었는데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가 늘고 있지만 부작용이 크다...해서 귀를 쫑긋거렸다.

뉴스의 요지는
온라인 강의를 하면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 여럿이 PC방에 모여 공동으로 답을 작성한다거나
메신저를 통해 답을 주고받는 소위 '부정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앵커는 결론적으로 시험은 오프라인으로 봐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언뜻 들으면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물론 이 내용을 온라인 강의의 문제점으로 토픽을 뽑은 것은 매우 우습다)
온라인 시대.. 생각은 얼마나 오프라인 스러운가.. 생각했다.

정보가 천지로 공개되고 검색으로 드나들지 못하는 정보가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친구와 PC방에서 만나지 않아도, 메신저로 정보를 주고받지 않아도
이미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순간 지식인에서, 카페에서 타인의 지식에 도움을 받게 된다.
친구와 만나 의논해 답을 작성하는 것은 부정행위이고 내가 검색을 통해 인터넷에서 답을 찾아 쓰는 것은 괜찮은 행위인가. 어차피 둘 다 자신만의 지식이 아닌 타인의 지식과 교류한다는 점에서 본질은 동일하다.
퀴즈 프로그램에서 왜 그 사람의 지식만 묻지 않고
한번의 검색이나 친구와의 전화통화 기회를 주는 건 또 무엇인가.

오프라인이 아닌 시공간이 자유로운 온라인 시험을 치른다면 
시험을 치르는 방식과 시험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편적인 지식을 묻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접근하는 방법,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
네트워크를 이용한 정보 활용의 노하우를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시험 경향이 바뀌어야 한다.

누군가 말했다.
이제 젊은 세대의 경쟁력은 자기 자신의 머리 속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알고 어떻게 찾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으며'
타인과의 공유와 협업을 통해 지식을 조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온라인 혹은 인터넷 세상은 인프라가 아니다. 서비스도 아니다.
생각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어야 온전히 다가오는 세상이다.
아직은 혼란스러운 과도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규제는 말도 못하게 덕지덕지 많아지고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우왕좌왕한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며
누군가는 비난하고, 누군가는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유연함이다.
판이 한번 흔들릴 때는 기존 잣대로
변화의 현상을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지금의 이런 어설픈 불일치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상이 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 세상이 좀 부드럽게, 상처를 덜 주면서 오도록
많은 대화와 공감이 있어야 할 것 같다.

Posted by 파란잉어
25일자 전자신문 ET칼럼으로 쓴 글입니다.
개인에게 필요한 것은 사적 공간인 밀실과 사회적 공간인 광장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글에서도 인용했지만 최인훈 작가의 공간과 사람에 대한 통찰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물론 그 당시는 남과 북,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이데올로기가 워낙 첨예하기 대립하던 때라 그 고민이 더 깊었을 것도 같네요.
그리고 글 아래 인용한 여성 정치 철학자 헤나 아렌트는 칼 야스퍼스의 수제자이자 하이데거의 연인이었다고도 하는데요.. 전체주의에 대한 상당한 식견, 인간이 살아가는 조건 등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깊이있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런 대가들이 우리 앞의 인생을 살고, 또 그 귀한 생각들을 글로, 책으로 남겨주었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암튼 이만 총총총...^^

------------------------------------------------------------------------------------------------------
<마루와 다락, 광장과 밀실>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6240265&title

아파트가 대세를 이룬 요즘 주거 환경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20년 전만해도 다락방이 있는 집이 적지 않았다. 저장할 물건이나 잡동사니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이었지만 왠지 다락방에 올라가면 혼자만의 자유, 해방감 같은 게 느껴진다. 사춘기 시절 친구들을 불러 키득거린 곳도, 비밀일기를 쓰는 곳도, 슬퍼질 때 혼자 훌쩍거리는 곳도 거기였다.
 다락이 은밀한 개인 공간이라면 마루(혹은 거실)는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이다. 지나다니고, 밥을 먹고, 이야기도 나누는 열린 장소다. 마루의 주인은 신문 읽는 아버지도, 나물 다듬는 어머니도, 숙제하는 아이들도 아닌 가족 구성원 전체이다. 마루와 다락은 공존해야 한다. 비밀일기 하나 쓸 공간이 없는 생활은 얼마나 창백하며, 같이 호흡할 장소 하나 갖지 못하는 인생은 또 얼마나 무상(無常)한가.
사회에는 광장과 밀실이 있다.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적 공간, 밀실은 개인이 은밀한 자유를 만끽하는 사적 공간이다. 쓰임새가 다르니 룰도 다르다. 누군가 다락에 올라와 비밀 일기를 뒤지거나, 아버지가 마루를 독차지해서는 안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설가 최인훈은 일찍이 그의 기념비적인 소설 <광장>에서 두 공간의 조화와 공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가지 공간 중 하나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인간은 광장에선 열린 사회적 존재로, 밀실에선 닫힌 사적 존재로 그 자유와 권한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의미이다.
 최근 1년을 돌이켜보면 과연 우리 사회에 광장과 밀실의 공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스럽다. 시청앞 서울광장은 언제부턴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열린 공간’의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광장의 상징인 다음 아고라는 인터넷 규제의 뭇매를 맞으며 활기가 떨어진 느낌이다. 올바른 광장 문화 조성에 애쓰기보다는 광장 기능 자체를 축소시키는 일부 계층의 편협된 시각은 박제화된 가짜 광장만을 양산한다.
밀실 기능은 더욱 심각하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온라인 정보를 제대로 보호하겠다고 큰 소리친 정부가 모 교육감 후보의 7년치 e메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압수하고, 수사대상이라는 이유로 개인 e메일을 버젓이 공개하는 아이러니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나만의 밀실이 원하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공개되고 파괴된다면 그 충격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그의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자기 자신의 사적인 장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잘라 말했다.
두어달 전부터 구글 G메일을 기본 e메일로 쓰는데 주변 사람들이 참 잘했다 한다. 당시에는 다른 이유로 바꾼 것이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그러니 잘한 일인가 싶다. 새로운 온라인 광장으로 미국 서비스인 트위터가 떠오르는 것도 어떤 점에선 안타깝다. 거창하게 ‘사이버 망명’을 말하지 않아도 권력기관의 행보가 다수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위협을 느끼게 한다면 대안을 찾아 떠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간으로서 ‘나’라는 존재가 광장과 밀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국가 혹은 정부가 마지막까지도 그 가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조인혜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 팀장 ihcho@etnews.co.kr

Posted by 파란잉어